틱낫한 스님의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따뜻한 담요가 온몸을 감싸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우리는 흔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슬픔이나 아픔을 빨리 밀어내려고만 애쓰곤 하죠. 하지만 진정한 치유는 그 모든 감정이 내 안에서 마음껏 머물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요.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비가 내리는 동안 그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젖어가는 것을 허용하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죠.
우리의 일상도 이와 참 닮아 있어요. 유난히 마음이 무겁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나는 날이 있잖아요. 그럴 때 우리는 '왜 이렇게 약할까', '빨리 기운을 차려야 하는데'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곤 해요.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억지로 덮어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아요. 오히려 그 아픔이 충분히 숨을 쉬고, 충분히 울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줄 때 비로소 치유의 싹이 트기 시작한답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은 큰 상실을 경험한 뒤, 억지로 밝은 척하며 일상으로 복귀하려고 무척 애를 썼어요. 하지만 마음은 점점 더 메말라갔죠. 그러다 어느 날, 그냥 마음껏 울어도 괜찮다고, 슬픔이 머물 자리를 내어주겠다고 다짐하며 자신의 감정을 가만히 응시하기 시작했어요. 신기하게도 슬픔을 밀어내지 않고 곁에 두기로 한 뒤부터, 그 친구의 눈빛에는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답니다.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새로운 평온이 찾아온 것이죠.
오늘 여러분의 마음은 어떤 상태인가요? 혹시 아픔이나 불안을 빨리 없애버려야 할 불청객처럼 여기고 있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잠시만 멈춰서 그 감정들이 당신의 마음속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작은 의자를 하나 놓아주세요. 모든 감정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말이에요. 당신의 모든 순간은 치유받을 자격이 충분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