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없이 순간에 온전히 머무르는 것이 연민의 가장 성숙한 형태이다
우리는 흔히 자비나 연민이라고 하면 누군가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거나 따뜻한 말을 건네는 행동만을 떠올리곤 해요. 하지만 샤론 살즈버그가 말한 진정한 자비는 훨씬 더 깊고 고요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혹은 내 앞에 놓인 상황이 요구하는 것을 아무런 거부감 없이 온전히 받아들이는 마음이에요. 슬픔이 찾아왔을 때 억지로 웃으려 애쓰지 않고, 불안이 밀려올 때 도망치려 하지 않으며, 그 감정이 머물 자리를 내어주는 것. 바로 그 저항 없는 수용이 진정한 자비의 시작이랍니다.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면 우리는 얼마나 자주 현재를 밀어내며 살고 있나요?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도 내일의 업무 걱정에 마음을 빼앗기고,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다른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느라 바쁘죠. 이런 상태에서는 눈앞의 소중한 순간들이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 버리고 말아요. 진정한 자비는 바로 이런 틈새를 메우는 일이에요. 지금 내 마음이 비를 맞고 있다면, 그 비를 피하려고 허둥지둥하기보다 잠시 멈춰 서서 빗소리를 가만히 들어주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죠.
얼마 전 저 비비덕도 아주 속상한 일이 있었답니다. 제가 정성껏 준비한 작은 선물이 망가졌을 때, 처음에는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해서 그 마음을 애써 외면하려고 했어요. '괜찮아, 별거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슬픔을 억눌렀죠. 하지만 그러니 마음이 더 무거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잠시 숨을 고르고, 망가진 물건을 가만히 바라보며 '아, 내가 지금 정말 속상하구나'라고 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었어요. 저항을 멈추고 그 슬픔을 온전히 마주하자, 신기하게도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다시 일어설 힘이 생겼답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 예상치 못한 감정이나 힘든 상황이 찾아온다면 그것을 밀어내려고 너무 애쓰지 마세요. 대신 그 순간이 여러분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세요. 거부하지 않고 그저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마음은 이미 커다란 치유를 경험하고 있을 거예요.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마음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나요? 아주 작은 목소리라도 좋으니 그 부름에 응답해 주는 따뜻한 하루가 되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