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겐 스님이 말씀하신 이 문장을 처음 마주했을 때, 저는 마치 안개가 자욱한 숲속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나를 공부한다는 것이 나를 잊는 과정이라니, 처음에는 참 역설적이고 어렵게 느껴졌거든요. 우리는 보통 나를 더 잘 알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나의 성취나 결점을 분석하며 '나'라는 틀 안에 갇히곤 하잖아요. 하지만 이 말은 우리가 그 좁은 틀을 깨고 나올 때 비로소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빛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소중한 진리를 담고 있어요.
우리의 일상을 한번 돌아볼까요? 우리는 가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이걸 먹으면 살이 찔까?'라거나 '누가 나를 보고 있지는 않을까?'라며 끊임없이 나 자신을 의식하느라 눈앞의 행복을 놓치곤 해요. 예쁜 노을을 보면서도 내 기분이 왜 이런지 분석하느라 정작 붉게 물든 하늘의 경이로움을 온전히 느끼지 못할 때도 많죠. 나라는 자아에 너무 집중되어 있으면, 세상이 주는 선물들을 온전히 받아들일 마음의 공간이 부족해지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저 비비덕이 아주 작은 꽃 한 송이를 발견한 적이 있어요. 길가에 핀 아주 작은 이름 모를 꽃이었는데, 그 순간만큼은 '나는 누구인가' 혹은 '오늘 할 일이 무엇인가' 같은 생각들이 모두 사라졌어요. 그저 꽃잎에 맺힌 이슬과 바람에 흔들리는 꽃의 움직임에만 집중했죠. 그때 느꼈던 평온함은 정말 특별했어요. 나라는 존재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꽃과 하나가 된 듯한 기분, 그것이 바로 모든 만물로부터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여러분도 가끔은 '나'라는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아 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걱정을 잠시만 뒤로 밀어두세요. 대신 지금 내 곁을 스치는 바람, 따뜻한 차 한 잔의 온기, 사랑하는 사람의 웃음소리에 마음을 열어보세요. 나를 잊고 세상의 흐름에 몸을 맡길 때, 세상은 여러분에게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빛을 선물해 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