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때때로 익숙한 슬픔을 놓지 못하고 껴안고 있을 때가 있어요. 틱낫한 스님의 말씀처럼, 사람들은 고통이 주는 아픔보다 그 이후에 마주할 미지의 세계가 더 두려워서 차라리 익숙한 괴로움을 선택하곤 하죠. 마치 상처 입은 채로 머물러 있는 것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불확실성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느끼는 마음 말이에요. 하지만 그 익숙함은 우리를 성장시키기보다는 제자리에 멈춰 서 있게 만들 뿐이에요.
제 주변의 한 친구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그 친구는 오랫동안 자신을 힘들게 하는 관계 속에서 계속 상처를 입으면서도 그 관계를 끝내지 못했어요. 헤어지고 난 뒤 찾아올 외로움과 혼자 남겨질 미래가 너무나 두려웠거든요. 익숙한 슬픔이 차라리 예측 가능해서 편안하다고 믿었던 거죠. 하지만 시간이 흘러 용기를 내어 그 관계를 놓아주었을 때, 친구는 비로소 알게 되었어요. 그 끝에 기다리고 있던 것은 막막한 어둠이 아니라, 진정한 평온과 새로운 시작이었다는 것을요.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바로 믿음이에요. 여기서 믿음이란 거창한 종교적 신념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이 고통을 놓아주었을 때, 분명 더 나은 내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스스로에 대한 작은 신뢰를 말해요.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갈 용기, 즉 불확실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기르는 것이죠. 믿음은 우리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으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유일한 열쇠가 되어준답니다.
오늘 여러분의 마음을 무겁게 누르고 있는 익숙한 고민이 있나요? 혹시 변화가 두려워 그 아픔을 억지로 붙잡고 있지는 않은지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아주 작은 믿음부터 시작해봐도 좋아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아픈 기억을 조금씩 놓아줄 때, 비로소 새로운 빛이 여러분의 삶으로 스며들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의 용기 있는 내일을 저 비비덕이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