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사랑을 위한 신성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슬픔의 치유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뒤 찾아오는 슬픔은 마치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작은 새와 같아요. 조앤 카시아토레의 말처럼, 슬픔은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마음속에 갇혀버린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만큼의 커다란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슬픔이 아픈 이유는 그만큼 우리가 그 사람을 깊이 아끼고 사랑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슬픔을 억지로 밀어내려 애쓰곤 합니다. 괜찮은 척 웃어 보이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바쁜 일상에 몸을 던지기도 하죠. 하지만 갈 곳 없는 사랑이 마음 구석구석을 헤매며 상처를 남길 때, 우리에게는 그 슬픔을 품어줄 수 있는 따뜻한 자리가 필요합니다. 슬픔을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이 머물 수 있는 작은 방을 만들어주는 과정이 정말 중요해요.
제 친구 중 한 명은 소중한 반려견을 떠나보낸 후 한동안 깊은 무기력증에 빠져 있었어요. 그 친구는 슬픔을 멈추고 싶어 했지만, 사실은 슬픔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었던 것이었죠. 그러다 친구는 매일 저녁 작은 촛불을 켜고 반려견과의 행복했던 기억을 글로 적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어요. 그 작은 의식이 슬픔이 머물 수 있는 '성스러운 공간'이 되어주었고, 친구는 그곳에서 마음껏 울며 조금씩 치유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답니다.
여러분도 혹시 마음속에 갈 곳을 몰라 헤매는 슬픔을 품고 있지는 않나요? 그 슬픔을 억지로 외면하지 마세요. 대신 아주 작은 공간이라도 좋으니, 그 슬픔이 편히 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세요. 일기장에 적어보는 것도 좋고, 조용히 눈을 감고 추억하는 시간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이 슬픔이라는 이름으로 방황하지 않도록, 따뜻한 품을 내어주는 오늘이 되기를 비비덕이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