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테토스의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폭풍우가 치는 바다 위에서 작은 돛단배를 젓고 있는 제 모습이 떠올라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일 중에서 우리가 직접 조종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거든요. 날씨, 타인의 마음, 이미 지나가 버린 어제와 같은 것들은 우리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영역이죠.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즉 지금 이 순간 나의 태도와 노력, 그리고 정성을 다할 수 있는 영역은 분명히 존재해요. 이 문장은 바로 그 작은 영역에 집중하라고 다정하게 속삭여주는 것 같아요.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종종 통제할 수 없는 일들 때문에 밤잠을 설치곤 하죠. 예를 들어, 정말 공들여 준비한 프로젝트가 예상치 못한 외부 상황 때문에 틀어지거나, 믿었던 친구와의 오해로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우리는 마치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는 것처럼 무력감을 느끼고, 어떻게든 상황을 되돌리려 애쓰며 스스로를 괴롭히곤 해요.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 그다음 일어나는 일들은 그저 삶의 흐름으로 받아들여 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제 친구 중 한 명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늘 불안해하던 친구였어요. 시험 문제의 난이도나 다른 수험생들의 실력은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영역이었죠. 친구는 시험 당일 컨디션이 나빠질까 봐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곤 했어요. 어느 날 저는 친구에게 말해주었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오늘 분량의 공부를 마치는 것뿐이라고요. 그 이후로 친구는 시험 결과에 대한 걱정 대신, 오늘 하루 계획한 학습량을 채우는 것에만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결과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친구는 결과에 상관없이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길 수 있었답니다.
여러분도 지금 혹시 손을 쓸 수 없는 일 때문에 마음을 졸이고 있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잠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지금 당장 당신의 손에 쥐어진 작은 조각들을 살펴보세요. 당신이 정성을 다할 수 있는 그 작은 부분에만 온 마음을 쏟아보세요. 나머지는 그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어도 괜찮아요. 오늘 하루,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친절이나 작은 노력 하나에만 집중하며 스스로를 토닥여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