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사랑의 반대말이 미움이라고 생각하곤 해요. 누군가가 밉고 화가 날 때, 우리는 그 사람과 강렬한 감정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거든요. 하지만 엘리 위젤은 진정한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말했어요. 미움은 적어도 상대방에게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증거지만, 무관심은 상대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는 차가운 상태니까요. 그리고 그 차가운 무관심을 녹일 수 있는 유일한 해독제는 바로 따뜻한 자비와 연민이라는 사실이 제 마음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가끔 소중한 사람들에게 무심해질 때가 있어요. 가족이 곁에 있다는 이유로, 혹은 매일 보는 친구라는 이유로 그들의 슬픔이나 기쁨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가 있죠. 누군가 힘든 일을 겪고 있는데도 '그럴 수도 있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는 순간, 우리는 미움보다 더 무서운 무관심의 상태에 머물게 되는 거예요. 마음의 문을 닫고 타인의 감정을 외면하는 것은 마치 온기가 사라진 겨울밤처럼 쓸쓸한 일입니다.
얼마 전, 저 비비덕도 아주 작은 경험을 했어요. 길을 걷다 우연히 길가에 핀 작은 꽃이 비바람에 꺾여 있는 것을 보았답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그날은 왠지 마음이 쓰여 한참을 바라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조심스게 주변의 돌을 치워 꽃이 조금이라도 편히 쉴 수 있게 해주었죠. 거창한 구호는 아니었지만, 그 작은 꽃의 상태에 관심을 기울이고 마음을 쓰는 그 짧은 순간이 저를 따뜻하게 채워주더라고요. 타인의 아픔에 눈길을 한 번 더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연민의 시작이라는 걸 깨달았답니다.
연민은 거창한 희생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그저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그가 느끼는 감정이 어떠할지 잠시나마 함께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무심하게 지나치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따뜻한 눈빛 한 번을 건네는 것, 그것이 차가운 무관심을 녹이는 가장 강력한 마법이니까요. 오늘 여러분의 주변을 한번 찬찬히 둘러보세요. 혹시 당신의 따뜻한 관심과 연민을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지는 않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