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이 지혜로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음 한구석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껴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만든 통발은 물고기를 잡는 것이 목적이지, 통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노력과 도구, 그리고 규칙들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과정에서 쓰였던 방법이나 고통스러웠던 기억들에 너무 매몰되어, 정작 우리가 얻고자 했던 소중한 결과물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의 일상도 이와 참 닮아 있어요. 시험 합격을 위해 밤을 지새우며 공부했던 그 힘든 시간들, 혹은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겪어야 했던 수많은 스트레스와 압박감 같은 것들이 바로 우리 삶의 통발과 같습니다. 만약 우리가 목표를 이룬 뒤에도 여전히 그 고생스러웠던 과정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면, 우리는 물고기를 잡고도 통발의 무게 때문에 기뻐할 수 없을 거예요. 진정한 성취는 그 도구와 수고로움을 뒤로하고 결과가 주는 평온함을 온전히 누리는 데 있습니다.
제 친구 중에 아주 꼼꼼한 친구가 하나 있어요. 그 친구는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완벽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 며칠 밤을 꼬박 새우며 스스로를 괴롭혔죠. 발표가 끝난 뒤에도 친구는 자신이 실수한 부분이나 자료의 부족함 같은 '통발의 흔적'에만 집중하며 괴로워하더라고요. 저는 그 친구에게 말해주고 싶었어요. 이제 물고기는 네 손에 들어왔으니, 힘들었던 준비 과정은 그저 지나간 도구로 남겨두어도 괜찮다고 말이에요. 결과물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그 고생에 대한 최고의 보답이니까요.
오늘 여러분의 마음을 무겁게 누르고 있는 어떤 '통발'이 있나요? 혹시 이미 목표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자책에 머물러 있지는 않나요? 이제는 무거운 통발을 내려놓고, 여러분이 얻은 소중한 결실을 마음껏 축하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이 애써 얻어낸 그 소중한 순간들을 온전히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