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말을 들으면, 소중한 것을 억지로 버리거나 손에서 놓아버리는 아픈 과정을 떠올리곤 해요. 하지만 스즈키 슌류의 이 문장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시선을 선물해 줍니다. 포기나 내려놓음이란 단순히 물건이나 사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그 당연한 흐름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태도라는 것을 말이죠. 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 없듯이, 변화를 거부하기보다 그 변화를 자연스러운 일부로 인정하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평온의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이런 순간들은 참 많이 찾아와요. 아끼던 물건이 낡아 못 쓰게 되었을 때, 혹은 영원할 것 같았던 친구와 조금씩 멀어지는 느낌이 들 때 우리는 상실감에 빠지곤 하죠. 그럴 때마다 우리는 무언가를 잃었다는 사실에만 집중하며 마음을 괴롭히곤 해요. 하지만 만약 우리가 그 물건과 함께했던 아름다운 시간과, 그 사람이 우리 곁에 머물러 주었던 소중한 순간들을 기억하며 자연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사라지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니라, 그저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뿐이니까요.
저 비비덕도 예전에 정말 아끼던 작은 깃털 펜이 있었답니다. 글을 쓸 때마다 제 손을 따뜻하게 감싸주던 그 펜이 잉크가 말라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저는 처음엔 너무 슬퍼서 며칠 동안 마음이 먹먹했어요. 하지만 문득 깨달았죠. 펜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펜과 함께 멋진 글을 써 내려갔던 그 찬란한 기억들이 제 마음속에 남았다는 것을요. 펜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펜의 역할이 다했음을 인정하고 미소 지으며 보내주는 연습을 한 셈이에요.
지금 혹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 같아 마음이 허전하신가요? 혹은 변해버린 상황 때문에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신가요? 그렇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해보세요. 사라져가는 것들을 억지로 붙잡으려 애쓰기보다, 그것들이 내 삶을 거쳐 지나갔다는 그 사실 자체를 소중히 여겨보는 건 어떨까요. 변화를 받아들이는 순간, 여러분의 마음에는 상실감 대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여유가 찾아올 거예요. 오늘 하루, 여러분의 곁을 지나가는 모든 순간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