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선류의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뜨거운 여름밤의 모닥불 앞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무언가를 할 때 자신을 완전히 태워버려 흔적조차 남기지 말라는 말은, 단순히 열심히 하라는 뜻을 넘어 우리가 쏟아붓는 열정의 순수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결과나 보상, 혹은 타인의 시선 같은 찌꺼기를 남기지 않고, 오직 그 순간의 행위 자체에 온 마음을 다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의 일상은 사실 무언가를 남기려는 노력으로 가득 차 있어요. 더 좋은 성과를 남기려 하고, 더 멋진 모습의 나를 기록으로 남기려 애쓰죠. 하지만 가끔은 그런 욕심 때문에 정작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놓치곤 해요.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사진을 찍느라 음식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진정한 몰입은 나를 증명하려는 마음조차 사라지고, 오직 내가 하는 일과 내가 하나가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을 선물해 줍니다.
제 친구 중에 그림을 그리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 그림을 완성하고 나서 '잘 그렸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 하기보다, 붓 끝이 캔버스에 닿는 그 찰나의 느낌에 완전히 빠져들곤 해요. 그림이 끝나고 나면 마치 에너지를 다 써버린 듯 멍하니 앉아 있지만, 그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평온하답니다. 그 친구는 결과물이라는 흔적을 남기기보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 속에서 자신을 기꺼이 태워버린 거예요. 그 순수한 열정이 주변 사람들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걸 보며 저도 큰 감동을 받았답니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혹시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잠시 힘을 빼고 아주 작은 일이라도 좋으니 오직 그 순간에만 집중해 보세요. 결과에 대한 걱정 없이, 마치 아름다운 모닥불처럼 여러분의 진심을 온전히 태워보는 거예요. 흔적이 남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뜨거웠던 순간의 온기만으로도 여러분의 영혼은 이미 충분히 빛나고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