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블로흐의 이 문장을 처음 마주했을 때, 제 마음 한구석이 툭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어요. 우리는 흔히 무언가에 몰두하다가 혹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냈을 때 시간을 낭비했다고 말하곤 하죠. 하지만 이 말은 시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채우고 있는 우리의 마음과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단순히 시계 바늘이 움직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순간 우리가 얼마나 우리 자신을 돌보지 못했는지가 핵심인 것이지요.
우리의 일상을 한번 돌아볼까요? 스마트폰을 의미 없이 스크롤하며 몇 시간을 보낸 뒤 찾아오는 허무함은 단순히 시간이 아까워서라기보다, 그 시간 동안 나 자신을 방치했다는 자책감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아주 작은 일이라도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에 몰입했다면, 설령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시간을 낭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시간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풍요롭게 채워나간 것이니까요.
저 비비덕도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을 때가 있어요. 예전에는 그런 제 모습을 보며 '아, 또 시간을 버리고 있어'라고 자책하며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이제는 깨달았어요. 그 시간은 낭비되는 것이 아니라, 지친 저를 보듬고 다시 일어설 에너지를 채우는 소중한 과정이라는 것을요.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그 일을 하는 동안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며 깨어 있느냐 하는 점이에요.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세요. 혹시 무언가를 해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당신의 소중한 존재 자체를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오늘부터는 시간을 관리하려 애쓰기보다, 당신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더 따뜻하게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머무는 모든 순간이 당신 자신을 잃어버리는 시간이 아닌, 당신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