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판단 너머에 있는 그 들판에서 영혼의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수염 난 거북이를 찾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이 또 있을까요? 아잔 차 스님의 이 위트 있는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한참을 웃다가도 마음 한구석이 찡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우리는 평화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외부를 헤매곤 합니다. 더 조용한 곳, 더 완벽한 상황, 더 나은 환경을 찾아다니며 마음의 안정을 갈구하죠. 하지만 평화는 우리가 쫓아가는 사냥감이 아니라, 우리가 머무는 자리에서 피어나는 꽃과 같다는 것을 이 글은 말해주고 있어요.
우리의 일상도 이와 참 닮아 있습니다. 퇴근 후 조용한 카페를 찾아 헤매거나, 아무도 없는 휴양지로 떠나야만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믿곤 하죠. 하지만 막상 도착해도 머릿속은 여전히 내일의 걱정과 어제의 후회로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마치 수염 난 거북이를 찾아 숲속을 헤매는 아이처럼,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조건을 설정해두고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몰라요.
얼마 전, 저 비비덕이 아주 유난히 마음이 소란스러웠던 날이 있었어요. 작은 실수 하나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벗어난 것만 같아 불안했죠. 저는 이 불안을 없애기 위해 억지로 밝은 음악을 듣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애를 썼어요. 하지만 평화는 오지 않았죠. 그러다 문득 모든 노력을 멈추고 가만히 앉아 제 숨소리에 집중해 보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안전하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었을 때, 신기하게도 평화가 저를 찾아와 안아주는 기분이 들었어요. 제가 평화를 찾은 게 아니라, 제 마음이 평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평화가 찾아온 거예요.
평화는 밖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문을 열어 맞이하는 손님입니다. 지금 혹시 마음이 너무 시끄러워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잠시 멈춰서 숨을 크게 들이마셔 보세요. 무언가를 찾으려 애쓰는 대신, 당신의 마음이 평온함을 품을 수 있도록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이 준비되었을 때, 평화는 반드시 당신의 곁에 머물러 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