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의 이 말은 우리 마음의 중심을 놓치고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나 결과에만 집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하게 꿰뚫어 봅니다. 뿌리는 보이지 않지만 나무를 지탱하고 영양분을 공급하는 생명의 근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잎사귀가 얼마나 푸른지, 꽃이 얼마나 화려하게 피었는지 같은 가지와 잎의 모습에만 온 신경을 쏟곤 하죠. 뿌리를 돌보지 않은 채 가지의 아름다움만 쫓는 것은 결국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더 좋은 성적, 더 높은 연봉, 타인의 인정 같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기 위해 밤낮없이 달립니다. 하지만 정작 그 성과를 만들어내는 내면의 평화나 자존감, 그리고 나를 지탱해 주는 기본적인 가치관이라는 뿌리는 점점 메말라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겉으로는 풍성해 보이는 나무처럼 보일지 몰라도, 속이 비어 있다면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고 쓰러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얼마 전 저 비비덕도 아주 비슷한 경험을 했답니다. 더 멋진 글을 쓰고 싶어서 밤을 새우며 문장을 다듬고 화려한 표현을 찾는 데만 몰두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고 불안해지는 거예요. 알고 보니 저는 글의 핵심인 진심과 따뜻한 마음이라는 뿌리를 돌보는 대신,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라는 가지에만 매달려 있었던 것이었죠. 그날 이후 저는 잠시 펜을 내려놓고 제 마음의 상태를 먼저 살피기로 했답니다.
여러분도 혹시 지금 눈에 보이는 결과물에만 급급해 지쳐 있지는 않나요? 가끔은 화려한 꽃을 피우려는 노력을 멈추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나를 지탱해 주는 뿌리에 물을 주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 나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지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물어봐 주세요. 뿌리가 단단해지면 가지와 잎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훨씬 더 아름답게 피어날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