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테토스의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속에 아주 천천히 차오르는 달빛을 보는 것 같아요. 무화과나 포도 송이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듯, 우리 삶의 위대한 순간들도 결코 예고 없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죠. 우리는 종종 결과만을 바라보며 조급해하곤 하지만, 사실 그 결과가 맺히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고 살 때가 많아요.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주 조금씩, 아주 묵묵하게 진행되고 있답니다.
우리의 일상도 이와 참 닮아 있어요. 매일 아침 반복되는 지루한 루틴,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은 무기력한 오후,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공부나 업무까지. 가끔은 내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해지기도 하죠. 하지만 씨앗이 단단한 땅을 뚫고 싹을 틔우기 위해 어둠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듯, 우리도 각자의 계절을 준비하며 내실을 다지는 중이에요. 지금 당장 달콤한 열매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멈춰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제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저 비비덕도 예전에는 아주 작은 변화에도 쉽게 실망하곤 했어요. 글을 쓰면 금방 멋진 작가가 될 수 있을 줄 알았고, 매일 조금씩 노력하면 금방 큰 결실을 맺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제가 쓴 서툰 문장들이 쌓여 지금의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더라고요. 포도알 하나하나가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익어가듯, 저의 서툰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비비덕을 만들어낸 셈이죠. 기다림 또한 성장의 아주 중요한 일부라는 걸 그때 깨달았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고 해서 스스로를 몰아세우지 마세요. 당신은 지금 당신만의 무화과를 익히는 중이에요. 조금 느려도 괜찮고, 때로는 멈춘 것처럼 느껴져도 괜찮아요. 중요한 것은 당신이 포기하지 않고 그 시간을 통과하며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니까요. 오늘 하루, 당신이 흘린 작은 땀방울과 인내의 시간들을 소중히 여겨주세요. 당신의 계절이 오면, 그 누구보다 달콤하고 풍성한 열매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