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그 함마르셸드의 이 문장을 읽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찌릿하면서도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평화와 정적을 위해 자신의 경험이나 신념을 부정하지 말라는 말은, 단순히 싸우지 말라는 뜻이 아니거든요. 갈등이 두려워서 내가 믿는 가치나 내가 겪어온 소중한 진실들을 외면하며 억지로 만들어낸 평화는 결국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처럼 느껴져요. 진정한 평화는 나 자신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중심을 지키면서도 타인과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니까요.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이런 순간들이 참 많아요. 친구와의 대화 중에 내 의견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가 버린 적, 혹은 직장에서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나의 정당한 목소리를 삼켜버린 적 말이에요. 그 순간에는 당장 눈앞의 불편함이 사라져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속에는 설명하기 힘든 답답함과 공허함이 차오르곤 하죠. 나를 부정하며 얻은 평화는 나를 조금씩 갉아먹기 때문이에요.
예전에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제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가볍게 말하곤 했거든요. 겉으로는 모두와 웃으며 잘 지내는 것 같았지만, 집에 돌아와 혼자 있을 때면 마음이 너무 무거웠어요. 마치 나라는 존재의 일부를 누군가에게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그때 깨달았어요. 나의 경험과 신념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나 자신과 화해하고 진정한 내면의 평화를 찾는 첫걸음이라는 것을요.
오늘 하루, 혹시 누군가와의 관계를 위해 당신의 소중한 진실을 너무 쉽게 포기하지는 않았나요? 조금은 어색하고 불편한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당신이 믿는 바를 부드럽지만 단단하게 표현해 보세요. 당신의 목소리가 담긴 진실한 평화가 당신의 마음을 훨씬 더 풍요롭고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당신의 모든 경험과 신념은 그 자체로 충분히 빛나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