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살인도 결국 살인이니, 평화만이 그 모순을 꿰뚫는다.
볼테르의 이 문장을 처음 마주하면 조금은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이 들 수도 있어요. 살인은 금지되어 있지만, 커다란 나팔 소리와 함께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전쟁은 마치 정당한 것처럼 묘사되는 역설적인 상황을 꼬집고 있거든요. 이 말은 우리가 평화를 말하면서도 정작 거창한 명분이나 화려한 분위기 뒤에 숨겨진 폭력에는 눈을 감고 있지는 않은지 날카롭게 질문을 던집니다. 진정한 평화란 단순히 큰 싸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그 어떤 형태의 파괴와 상처도 용납하지 않는 단호한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요.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곤 해요. 우리는 친구나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하지 말자고 약속하지만, 가끔은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유행이라는 이름 아래 특정 사람을 소외시키는 일에는 무심해지기도 하거든요. 마치 화려한 조명과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비난처럼, 다수가 동조하는 공격은 마치 정당한 비판인 양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나팔 소리 뒤에 남겨진 상처 입은 마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지요.
얼마 전 제가 길을 걷다 우연히 본 장면이 떠올라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누군가의 실수에 대해 아주 크게 웃으며 농담을 던지고 있었는데, 그 분위기는 마치 축제처럼 즐거워 보였어요. 하지만 그 웃음소리 너머로 작게 떨고 있던 한 사람의 눈빛을 보았을 때, 저는 그것이 결코 평화로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함께 웃고 즐거운 분위기라 할지라도, 누군가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죠.
비비덕인 저도 가끔은 귀여운 모습 뒤에 숨어 갈등을 외면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진정한 평화는 아주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화려한 명분이 없더라도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에서 온다고 믿어요. 오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혹시 나도 모르게 나팔 소리에 취해 누군가의 작은 슬픔을 놓치고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잠시 멈춰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어요. 작은 배려가 모여 우리 마음속에 진정한 평화의 정원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