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지나가고 나면 우리는 잃어버린 순수함을 기억하게 된다는 요코 오노의 말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꽃이 피고 지는 계절의 변화는 단순히 자연의 섭리일 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는 어린 시절의 맑은 조각들을 건드리는 마법 같은 시간이죠. 봄의 화창함이 지나가고 나면, 우리는 어쩌면 세상의 풍파에 무뎌지기 전, 모든 것을 처음으로 마주하며 설레던 그 순수한 마음을 문득 그리워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의 일상도 이와 참 닮아 있지 않나요? 매일 반복되는 업무와 책임감, 그리고 사람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 속에 살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단단한 껍질을 두르게 돼요. 어느 날 문득 창밖의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아무런 걱정 없이 꽃향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어린 날의 내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그때의 우리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작은 풀꽃 하나에도 얼마나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죠.
제 친구 중 한 명은 아주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며 늘 지쳐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봄날, 퇴근길에 우연히 길가에 핀 작은 민들레를 발견하고는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고 해요. 그 작은 꽃을 보며 아주 어릴 적, 흙투성이가 된 채 꽃을 꺾으며 웃던 자신의 순수했던 모습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말해주더라고요. 그 친구에게 그 봄은 단순히 계절이 바뀌는 시간이 아니라, 잊고 있었던 마음의 온기를 되찾는 소중한 순간이었던 셈이죠.
여러분도 가끔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지나가는 계절의 흔적을 따라 마음속을 들여나다 보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보다는, 내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순수한 설렘이 무엇인지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잃어버린 것은 사라진 게 아니라, 잠시 계절 뒤편에 숨어 당신이 다시 발견해주길 기다리고 있을 뿐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