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진흙투성이고 물웅덩이로 가득 찬 놀이터 같아요. E. E. 커밍스의 이 아름다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비가 내린 뒤의 촉촉한 흙 내음이 코끝에 스치는 것만 같아요. 우리는 흔히 깨끗하고 완벽한 상태만을 아름답다고 생각하곤 하죠. 하지만 이 말은 세상의 불완전함, 즉 진흙과 물웅덩이조차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경이로울 수 있다는 따뜻한 시선을 우리에게 선물해 줍니다.
우리의 일상도 때로는 진흙탕을 걷는 것처럼 엉망진창일 때가 있어요. 계획했던 일이 틀어지고, 마음이 축 처지는 날에는 세상이 그저 눅눅하고 불쾌하게만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그 진흙탕 같은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삶이라는 풍경을 더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웅덩이에 비친 하늘의 모습이 평소보다 더 반짝이듯, 시련 뒤에 찾아오는 깨달음은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니까요.
얼마 전, 저 비비덕도 아주 작은 실수 때문에 하루 종일 풀이 죽어 있었던 적이 있어요. 제가 아끼는 작은 웅덩이에 발이 빠져 날개가 젖어버렸거든요. 처음에는 짜증이 났지만, 가만히 그 웅덩이를 내려다보니 그 안에는 구름과 햇살이 아주 예쁘게 담겨 있더라고요. 젖은 날개를 말리며 생각했죠. 아, 이 웅덩이가 없었다면 나는 오늘 이 아름다운 하늘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지 못했을 거야, 라고요.
여러분도 혹시 지금 진흙탕 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시나요? 그렇다면 잠시 멈춰 서서 그 웅덩이를 가만히 들여히 바라보세요. 그 안에는 당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반짝이는 순간들이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 오늘 하루, 당신의 발을 적시는 작은 불편함 속에서 뜻밖의 경이로움을 찾아내는 작은 모험을 시작해 보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