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우리의 맨살과 만나기를 원하니, 대지 위를 맨발로 걷고 바람에 머리카락을 맡기는 것이 가장 순수한 교감이다.
할릴 지브란의 이 아름다운 문장을 읽고 있으면, 마치 온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따뜻한 포옹을 받는 기분이 들어요. 우리는 가끔 삶이 너무 무겁고 복잡해서,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땅이나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하죠. 하지만 이 글은 우리가 존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자연과 온 우주가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속삭여줍니다. 우리가 세상과 분리된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서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죠.
일상 속에서 우리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발밑의 감촉이나 뺨을 스치는 바람의 온기를 놓칠 때가 많아요. 아침 출근길에 정신없이 스마트폰만 바라보며 걷다 보면, 내가 지금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 오늘 하늘이 얼마나 푸른지조차 느끼지 못하곤 하죠. 마치 마음의 문을 닫고 단단한 갑옷을 입은 채 세상을 대하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아주 가끔, 이어폰을 빼고 잠시 멈춰 서서 깊은 숨을 들이마실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이 우리에게 건네는 인사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얼마 전, 저 비비덕도 마음이 조금 지쳐있던 날이 있었어요.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죠. 그러다 문득 공원 벤치에 앉아 신발을 살짝 벗고 풀밭의 느낌을 느껴보았어요. 차갑지만 싱그러운 흙의 기운이 발끝에 닿는 순간, 마치 지구가 저에게 '괜찮아, 여기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답니다. 바람이 제 깃털 사이를 부드럽게 지나갈 때, 저는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어요.
여러분도 오늘 하루만큼은 세상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어요. 거창한 여행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잠시 맨발로 화단의 흙을 밟아보거나, 창문을 열고 불어오는 바람에 얼굴을 맡겨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세상은 이미 여러분과 놀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답니다. 오늘 여러분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그리고 여러분의 머릿결을 스치는 바람마다 따스한 위로가 가득하기를 저 비비덕이 곁에서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