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누아 아체베의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마음 한구석이 찡하면서도 묘한 깨달음이 찾아왔어요. 고통이라는 손님이 우리가 자리를 내어주지 않아도, 스스로 작은 의자를 가져와 앉아버린다는 말은 참 서글프면서도 피할 수 없는 진실을 담고 있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슬픔이나 상실, 혹은 실패라는 불청객이 찾아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곤 합니다. 하지만 고통은 우리가 거절한다고 해서 그냥 돌아가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이런 순간들은 불쑥 찾아오곤 해요. 계획했던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혹은 소중한 사람과 이별했을 때, 우리는 그 아픔을 밀어내려고 애를 씁니다. '지금은 준비가 안 됐어', '이런 일은 나에게 일어나면 안 돼'라고 외치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죠. 하지만 그 고통은 마치 끈질긴 손님처럼 우리 마음의 가장 구석진 곳에 작은 의자를 놓고 묵묵히 앉아 우리를 지켜봅니다. 우리가 외면하려고 할수록 그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지며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버리곤 해요.
저 비비덕도 예전에 아주 속상한 일이 있었던 적이 있어요. 정성껏 준비한 작은 이벤트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저는 그 슬픔이 너무 커서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았고 제 마음속에 슬픔을 위한 자리를 절대 내어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답니다. 하지만 슬픔은 제가 준비한 의자보다 훨씬 작은, 아주 초라한 나무 의자를 들고 제 마음 한복판에 앉아버렸어요. 처음에는 그 존재가 너무 싫어서 화도 났지만, 시간이 흐르며 깨달은 것이 있어요. 그 슬픔을 억지로 쫓아내려 하기보다, 그냥 그 작은 의자에 앉아 있는 슬픔을 가만히 바라봐 주는 것이 훨씬 덜 아프다는 사실을요.
고통을 밀어내려고 힘을 쓰는 대신, 차라리 그 손님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어주는 건 어떨까요? 그가 가져온 작은 의자가 비록 낡고 불편할지라도, 그를 거부하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보다 그저 곁에 머물게 두는 것이 우리를 더 빨리 치유로 이끌어줄 수 있습니다. 고통은 우리를 파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더 깊고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 자리에서 함께 머물러 주는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오늘 혹시 당신의 마음 문을 두드리는 무거운 손님이 있나요? 그를 쫓아내려 애쓰느라 너무 지치지는 않았나요? 만약 그렇다면, 잠시 힘을 빼고 그가 가져온 작은 의자를 가만히 바라봐 주세요. 그 슬픔이 당신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언젠가 당신을 더 따뜻한 빛으로 안내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저 비비덕이 곁에서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