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은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려 애쓰는 때가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본연의 모습을 온전히 인정하기로 마음먹는 순간이에요. 토마스 머튼의 이 문장은 사랑의 정의를 아주 깊고도 아름답게 꿰뚫고 있죠. 우리는 흔히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은연중에 그 사람이 나의 기대나 기준에 맞춰 변화하기를 바라곤 해요. 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씨앗은 상대를 내 틀에 맞추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 사람이 그저 그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의지에서 싹트기 시작한답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이런 모습은 자주 발견되곤 해요. 소중한 친구나 가족, 혹은 연인과 대화하다 보면 가끔 내 생각과 다른 그들의 선택에 당황하거나 실망할 때가 있죠.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은데'라며 조언이라는 이름의 간섭을 하고 싶어지는 순간 말이에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서투르고도 고유한 과정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닫게 돼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은 방관이 아니라, 그 사람의 영혼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가장 숭고한 배려니까요.
제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예전에 저 비비덕이 아주 아끼는 작은 꽃 한 송이를 키운 적이 있었어요. 저는 그 꽃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활짝 피어나길 바랐고, 햇빛이 조금만 부족해도 속상해하며 제 방식대로 물을 주려고 애를 썼죠. 하지만 꽃은 제가 원하는 속도가 아닌, 자신만의 리듬으로 천천히 피어나고 있었어요. 어느 날 문득, 꽃을 억지로 꽃피우려 하기보다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꽃의 향기와 잎사귀의 모양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꽃은 비로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저에게 인사를 건네주는 것 같았답니다. 그 꽃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교감이 시작된 것이죠.
오늘 여러분의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한번 가만히 떠올려보세요. 혹시 여러분도 모르게 그들을 여러분의 기준이라는 작은 틀 안에 가두려 하지는 않았나요? 상대방이 그들의 색깔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그저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따뜻한 햇살이 되어주는 건 어떨까요. 그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긍정해주는 그 작은 의지가, 여러분의 관계를 더욱 깊고 단단한 사랑으로 이끌어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