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오 바쇼의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언덕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어요. 우리는 흔히 목적지에 도착해야만 비로소 안식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곤 하죠. 무언가를 이루어내야만, 혹은 완벽한 상태에 도달해야만 진정한 행복이라는 집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려가기 일쑤니까요. 하지만 이 말은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 발바닥에 닿는 흙의 감촉과 스쳐 지나가는 바람, 그 모든 과정 자체가 이미 우리가 머물러야 할 소중한 집이라고 말이에요.
일상 속에서 우리는 너무 자주 '나중에'라는 단어 뒤로 행복을 미루곤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면, 시험이 끝나면, 혹은 돈을 이만큼 모으면 쉬고 싶다고 다짐하죠. 하지만 정작 그 목표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또 다른 목적지를 찾아 떠날 준비를 하느라 정작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놓치곤 해요. 여행의 즐거움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의 성취감보다, 길가에 핀 작은 들꽃을 발견하거나 낯선 길에서 길을 잃어 우연히 마주친 예쁜 카페에 있는 그 순간에 더 크게 존재하니까요.
얼마 전 저 비비덕도 길을 걷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만난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옷이 젖을까 봐 걱정하며 서둘러 비를 피할 곳을 찾느라 마음이 조급했답니다. 그런데 문득 빗방울이 나뭇잎에 닿아 내는 톡톡 소리와 젖은 흙 내음이 너무나 평화롭게 느껴지더라고요. 비를 피하며 잠시 멈춰 서서 빗소리를 감상하던 그 짧은 순간, 저는 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보다 지금 이 순간의 고요함 속에 머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어요. 비를 피하던 그 작은 처마 밑이 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집처럼 느껴졌답니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는 어떤 여행인가요? 혹시 너무 빨리 도착지에만 가려고 숨을 헐떡이고 있지는 않나요? 오늘 하루만큼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보다, 지금 여러분이 걷고 있는 이 길의 풍경을 천천히 눈에 담아보셨으면 좋겠어요. 길가에 핀 작은 꽃 한 송이, 시원한 물 한 잔의 여유,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호흡 속에 이미 당신의 안식처가 있답니다. 잠시 걸음을 늦추고, 지금 이 여정 자체를 사랑해 주는 따뜻한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