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자일수록 의심이 많다는 역설이, 확신을 내려놓는 겸손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세상에는 가끔 너무나 확신에 찬 목소리들이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들 때가 있어요. 마치 정답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마주하면, 정작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망설이는 우리는 작아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죠. 버트런드 러셀의 이 문장은 그런 불균형한 세상을 아주 날카로우면서도 깊이 있게 꿰뚫어 보고 있어요. 확신에 찬 어리석음과 의심하는 지혜 사이의 간극을 말이죠.
우리의 일상에서도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주제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어요. 반면, 우리는 혹시 내 생각이 틀리지는 않았을까, 다른 관점은 없을까 고민하며 말 한마저 조심스러워지곤 하죠. 그럴 때면 마치 내가 뒤처진 것 같고, 나의 신중함이 오히려 나를 약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지기도 해요.
저 비비덕도 예전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새로운 그림을 그릴 때, 저는 선 하나를 긋는 것조차 '이게 정말 예쁠까?'라며 수만 가지 의심을 품었답니다. 그런데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는 '그냥 그려! 이게 정답이야!'라며 아주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 당당함이 부러웠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저의 그 수많은 의심 덕분에 더 세밀하고 따뜻한 색감을 찾아낼 수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의심은 결코 나약함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을 찾으려는 마음의 움직임이었던 거예요.
그러니 혹시 지금 스스로의 선택이나 생각에 의심이 들어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면,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이 느끼는 그 불안과 고민은 당신이 세상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아주 소중한 증거니까요. 확신에 찬 목소리에 휘둘리기보다, 당신만의 신중한 걸음을 믿어보세요. 오늘 하루, 당신의 그 아름다운 고민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