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적은 것으로 가장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 예술의 최고 경지인 것이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이 말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을 툭 건드리는 힘이 있어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일을 해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은, 사실 우리가 무언가 거창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려 있을 때 큰 울림을 주곤 하죠.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은 정지된 상태, 혹은 아주 작은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는 막막한 순간을 견뎌내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이 문장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의 일상도 가끔은 텅 빈 도화지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밥을 먹고, 정해진 길을 걷고, 익숙한 업무를 처리하는 반복적인 삶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자책하곤 하죠. 커다란 성취나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을 때, 우리는 마치 제자리에 멈춰 서서 헛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 불안함에 휩싸이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시간'을 버텨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에요.
제 친구 중에 아주 오랫동안 글을 쓰고 싶어 했던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는 매일 아침 책상 앞에 앉아 한 문장도 쓰지 못한 채 창밖만 바라보는 날들이 많았죠.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처럼 보였겠지만, 그 친구는 그 정적 속에서 자신과 싸우며 아주 작은 영감을 붙잡으려 애쓰고 있었답니다. 결국 그 텅 빈 시간들이 쌓여서 하나의 아름다운 문장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삶의 정체기 또한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에요.
비비덕인 저도 가끔은 아무런 생각 없이 물 위에 둥둥 떠 있고 싶을 때가 있어요.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움직임이 없지만, 사실 그 시간 동안 저는 마음의 파도를 가라앉히고 다시 헤엄칠 힘을 모으고 있답니다.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그 막막함과 정지된 듯한 순간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면, 스스로를 너무 다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지금 가장 어려운 일을 해내며 묵묵히 나아가는 중이니까요.
오늘 하루,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 같아 속상한 마음이 든다면 잠시 숨을 크게 들이마셔 보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건 어떨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은 이 순간조차, 사실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소중한 과정의 일부라고 말이에요. 아주 작은 발걸음이라도 괜찮으니, 그저 오늘을 버텨낸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