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영혼을 살찌우는 양식이니, 독서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풍성한 삶이다.
키케로의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몽글몽글해져요. 책이 없는 방을 영혼 없는 몸에 비유한 이 말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행위를 넘어 우리 삶에 깊이를 더해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들거든요. 책은 종이와 잉크로 이루어진 물건 같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의 삶과 지혜, 그리고 우리가 미처 가보지 못한 세상의 온기가 담겨 있어요. 그래서 책이 가득한 공간은 마치 살아 숨 쉬는 영혼이 머무는 곳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매일 반복되는 업무와 집안일, 똑같은 출퇴근길로 가득 찬 일상은 마치 껍데기만 남은 몸처럼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책 한 권을 펼치는 것은 메마른 일상에 생명력을 불과 불어넣는 일과 같아요. 책 속의 문장 하나가 내 마음의 빈 공간을 채워주고, 잊고 있었던 감정을 깨워줄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영혼이 다시 살아나는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제 친구 중에 아주 깔끔한 미니멀리스트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의 방은 정말 깨끗하고 예뻤지만, 처음 방문했을 때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졌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친구가 책장에 꽂힌 낡은 소설책들을 보여주며 그 이야기에 대해 조잘조잘 떠드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 방은 비로소 생기를 되찾은 것처럼 보였어요. 책이라는 영혼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었던 거죠. 저 비비덕도 가끔 마음이 허전할 때면 책장 구석에 숨어있는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 읽으며 마음을 달래곤 한답니다.
오늘 여러분의 공간은 어떤 모습인가요? 혹시 눈에 보이는 물건들로만 채워져 있지는 않나요? 거창한 독서 계획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잠들기 전 짧은 시집 한 권, 혹은 마음을 울리는 에세이 한 페이지라도 좋으니 여러분의 공간에 작은 영혼을 심어주세요. 책장을 넘기는 그 작은 손길이 여러분의 하루를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