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시간이라는 오비드의 말은 언뜻 들으면 참 무섭고 서글프게 느껴지곤 해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순간들, 아름다운 꽃잎,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기억조차 시간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조금씩 마모되어 사라지는 것 같으니까요. 시간이 모든 것을 먹어 치운다는 표현은 우리가 붙잡고 싶어 하는 영원함이 사실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며 마음 한구석을 쓸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시간의 힘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시간이 모든 것을 삼킨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모든 상처와 아픔도 결국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희미해진다는 뜻이기도 해요. 며칠 밤을 지새우게 했던 커다란 슬픔이나, 심장을 찌르는 듯했던 상실의 고통도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그 날카로운 모서리를 깎아내고 부드럽게 만들어주거든요. 시간은 파괴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치유하는 가장 거대한 약이기도 한 셈이죠.
얼마 전 제가 아끼던 작은 화분이 시들어버린 적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 생명이 사라진 것이 너무 속상해서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며 슬퍼했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면서, 그 빈자리에 새로운 싹이 돋아나고 또 다른 생명이 피어나는 것을 보았어요. 지나간 시간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거름이 되어 땅 밑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던 것이죠. 우리 삶의 상실도 이와 같아서, 지나간 시간은 결코 헛되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됩니다.
그러니 시간이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고 해서 너무 두려워하거나 허무함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을 더 소중히 품어보는 건 어떨까요? 사라질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내 곁에 머무는 따뜻한 햇살과 차 한 잔의 온기에 집중해 보세요.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속에 가장 깊이 남기고 싶은 소중한 순간은 무엇인가요? 그 순간을 기록하며 현재를 사랑하는 연습을 시작해 보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