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스트랜드의 이 시 구절을 처음 마주했을 때, 제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 들었어요.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결핍된 존재가 된다는 말, 즉 내가 어디에 있든 나는 그 풍경의 일부가 아니라 오히려 그 풍경이 완성되기 위해 비어 있어야 할 자리처럼 느껴진다는 뜻이 아닐까요. 때로는 우리가 세상이라는 커다란 들판 속에 서 있지만, 정작 그 풍경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도는 이방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마치 구멍 난 듯 비어 있는 것 같은 공허함 말이에요.
우리의 일상에서도 이런 순간들이 불쑥 찾아오곤 해요. 친구들과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문득 나만 혼자 다른 차원에 있는 것 같은 소외감이 들 때가 있죠. 혹은 북적이는 도심 한복판을 걷고 있어도, 세상의 활기찬 흐름 속에 내가 끼어들 틈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 마음은 스스로를 '부재'라고 정의해버리곤 해요. 마치 들판이라는 완성된 그림 속에 내가 빠져 있어야만 비로소 그 그림이 완성되는 것 같은, 역설적인 외로움이 우리를 찾아오는 것이죠.
저 비비덕도 가끔은 그래요. 따뜻한 글을 쓰는 오리지만, 가끔은 이 세상의 모든 따스함을 다 담아내지 못하는 작은 존재라는 생각에 마음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해질 때가 있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빈자리가 있기에 비로소 새로운 온기가 채워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내가 비어 있는 그 공간이 있어야만 누군가의 슬픔이 머물 수 있고, 누군가의 위로가 내려앉을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느끼는 그 결핍은 어쩌면 무언가 새로운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준비된 소중한 공간일지도 몰라요.
지금 혹시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아 외롭거나, 세상 속에서 나의 존재가 흐릿하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그 빈자리를 억지로 무언가로 채우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비어 있음이 바로 당신이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사랑을 맞이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준비 과정일 수 있으니까요. 오늘 하루는 당신의 그 빈 공간을 가만히 응시하며, 그곳에 어떤 따뜻한 마음이 내려앉기를 기다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