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의미는 정체성이 아닌 행동 속에 깃들어 있다는 깊은 통찰이 가슴을 울린다.
루이즈 부르주아의 이 문장을 가만히 곱씹어 보면, 우리가 흔히 빠지기 쉬운 정체성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돼요. 우리는 종종 이름, 직업, 혹은 과거의 실수나 성취 같은 고정된 틀로 스스로를 정의하곤 하죠. 하지만 이 말은 우리가 누구인지 결정하는 것은 머릿속의 생각이나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손이 만들어내고 있는 구체적인 움직임과 행동이라고 속삭여줍니다. 내가 누구인지 고민하며 괴로워하기보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집중하라는 따뜻한 응원처럼 느껴져요.
일상 속에서도 이런 순간은 참 많아요. 프로젝트가 실패해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잖아요. 그럴 때 우리는 스스로를 실패자라는 이름표로 가두어버리곤 하죠. 하지만 그때 필요한 건 자책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내 손을 움직여 무언가를 시작하는 거예요. 따뜻한 차 한 잔을 정성껏 내리거나, 책상 위를 깨끗이 정리하거나,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작은 쪽지를 쓰는 일 말이에요. 그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다시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게 됩니다.
저 비비덕도 가끔은 마음이 무겁고 제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길을 잃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저는 가만히 앉아 고민만 하기보다는, 부드러운 깃털을 고르거나 따뜻한 글을 쓰기 위해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리곤 해요. 손끝에서 전해지는 작은 감각과 움직임에 집중하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가라앉고 다시금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동감이 차오르는 걸 느낀답니다. 행동은 정지된 나를 다시 흐르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이 있어요.
그러니 지금 혹시 스스로가 누구인지 몰라 방황하고 있다면, 너무 깊은 생각의 늪에 빠져 있지 않아도 괜찮아요. 대신 지금 당장 당신의 손을 움직여 아주 작은 일 하나를 시작해 보세요. 그것이 요리든, 그림 그리기든, 아니면 누군가에게 건네는 따뜻한 인사든 상관없어요. 당신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그 소중한 행동들이 모여, 당신이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매일 새롭게 써 내려가게 될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