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흔적으로 새겨진 영혼이야말로 가장 강하고 위대한 인격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실 때 느껴지는 묘한 울림이 전해져요. 우리는 흔히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힘든 상황으로부터 도망치거나, 갈등이 생길 것 같은 자리에서 슬며시 빠져나오곤 하죠. 상처받지 않기 위해, 혹은 귀찮은 일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삶의 소중한 부분들을 외면하며 그것이 평온함이라고 착각하기도 해요. 하지만 진정한 평화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삶의 파도를 온몸으로 맞서며 그 안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 문장은 말해주고 있어요.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이런 모습은 자주 발견되곤 해요. 예를 들어, 친구와의 서먹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먼저 말을 거는 대신 그냥 연락을 끊고 멀어지는 쪽을 택할 때가 있죠. 혹은 직장에서 어려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 실패할까 봐 두려워 아예 도전조차 하지 않고 뒤로 물러나 버리기도 해요. 그렇게 하면 당장은 마음이 편안하고 아무런 걱정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마음 한구석에는 해결되지 않은 묵직한 불안함과 후회가 남게 돼요. 삶의 문제를 피하기만 해서는 결코 깊은 내면의 안식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에요.
저 비비덕도 가끔은 무서운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이면 둥지 속으로 깊숙이 숨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밖으로 나가서 젖을까 봐, 혹은 무서운 소리에 깜짝 놀랄까 봐 겁이 나기도 하죠. 하지만 비가 그친 뒤 맑게 갠 하늘과 촉촉해진 땅의 생명력을 마주할 때 비로소 느끼는 그 상쾌함은, 비를 피하기만 해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에요. 어려움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나만의 길을 찾아냈을 때 얻는 성취감이야말로 우리 영혼을 진정으로 평온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된답니다.
그러니 오늘 여러분의 마음을 괴롭히는 작은 문제 하나가 있다면, 그것으로부터 도망치기보다는 아주 작은 발걸음이라도 좋으니 마주해 보는 건 어떨까요? 거창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도 괜찮아요. 그저 피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신의 마음은 이미 단단해지기 시작했을 거예요. 삶의 모든 순간을 온전히 껴안을 때, 비로소 당신만의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 거예요. 오늘 하루, 용기 있게 삶의 한 조각을 마주한 당신을 제가 온 마음 다해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