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의 이 문장을 가만히 곱씹어 보면, 마치 안개 자욱한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작은 배가 된 기분이 들어요.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른 채 그저 바람이 부는 대로 흘러가는 것은 자유로워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는 상태와 같거든요. 우리가 어떤 항구를 향해 가고 있는지, 즉 내가 정말로 도달하고 싶은 삶의 종착지가 어디인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면, 아무리 강력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도 그것은 나를 도와주는 바람이 아니라 나를 더 멀리 길을 잃게 만드는 방해꾼처럼 느껴질 뿐이에요.
우리 일상에서도 이런 순간들이 참 많아요.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직장, 모두가 부러워하는 성공, 혹은 유행하는 취미 생활을 열심히 쫓아가 보지만 정작 마음 한구석은 텅 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죠. 열심히 노를 젓고는 있는데, 문득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 생기는 거예요. 열심히 살고는 있지만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그 노력은 나를 목표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데려다 놓을 수도 있으니까요.
제 친구 중에 아주 성실한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그 친구는 정말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까지 공부하며 완벽한 스펙을 쌓기 위해 애썼죠. 그런데 어느 날, 친구가 저에게 울먹이며 말하더라고요. 모든 조건이 갖춰져 가는데 왜 나는 행복하지 않고, 내가 이 길의 끝에서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다고요. 그 친구에게 필요한 건 더 강한 바람이나 더 빠른 속도가 아니라, 자신이 멈춰 서고 싶은 진짜 항구가 어디인지 찾아내는 시간이었던 거예요.
여러분도 혹시 지금 불어오는 바람이 나를 힘들게만 한다고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잠시 노 젓기를 멈추고 숨을 고르며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내가 정말로 도착하고 싶은 항구는 어디인가요? 내가 꿈꾸는 평온함과 성취는 어떤 모습인가요? 목적지를 정하는 순간, 지금 당신을 괴롭히던 거친 바람은 당신을 항구로 데려다줄 가장 든든한 조력자로 변할 거예요. 오늘 하루는 앞만 보고 달리기보다, 나만의 지도를 다시 한번 펼쳐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