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나 자신을 찾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곤 해요. 마치 잃어버린 물건을 찾듯, 어디론가 떠나서나 혹은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해야만 진짜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죠. 하지만 에밀리 맥도웰의 말처럼, 우리는 낡은 코트 주머니 속에 잊혀진 지폐처럼 어딘가에 숨어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우리는 길을 잃은 것도 아니랍니다. 그저 진짜 내 모습이 세상이 정해준 기준이나 타인의 시선이라는 두꺼운 먼지 아래 잠시 덮여 있을 뿐이에요.
일상 속에서도 이런 순간들이 참 많아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보다 오늘 해야 할 일 목록을 먼저 떠올리며 숨 가쁘게 움직이곤 하죠.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혹은 사회가 요구하는 '정답'에 가까워지려고 애쓰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의 소리는 점점 작아지기 마련이에요. 마치 예쁜 꽃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두어 꽃잎이 짓눌려 있는 것처럼, 우리의 진정한 자아도 사회적 기대와 관습 아래 숨을 죽이고 있는지도 몰라요.
제 친구 중 한 명도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아주 유능하고 성실한 직장인이었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공허하다고 말했죠.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해외로 떠나기도 하고 새로운 취미를 배우기도 했지만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해 괴로워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아주 조용한 숲길을 걷다가 문득 깨달았다고 해요. 자신이 찾고 싶었던 것은 새로운 무언가가 아니라, 그동안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외면해왔던 자신의 소박한 취향과 작은 기쁨들이었다는 것을요. 그녀는 더 이상 나를 찾으러 떠나지 않고, 내 안의 짐을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어요.
비비덕인 저도 가끔은 세상의 기준에 맞추느라 제 귀여운 날개가 꺾이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곤 해요. 여러분도 오늘 하루만큼은 무언가를 찾아 헤매기보다, 내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무거운 생각들을 살며티 걷어내 보는 건 어떨까요? 진짜 여러분은 이미 여기에 계시니까요. 오늘 밤 잠들기 전,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보세요.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이미 충분히 나야'라고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