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키투스의 이 문장은 참 아프고도 날카로운 진실을 담고 있어요. 겉으로는 평화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내걸고 있지만, 그 실상은 무언가를 빼앗고 파괴하며 남겨진 황폐함뿐인 상태를 꼬집고 있거든요. 진정한 평화는 단순히 소음이 사라진 상태나 갈등이 멈춘 상태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생명이 숨 쉬는 풍요로움이 유지될 때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짓밟고 얻어낸 정적은 결코 우리가 꿈꾸는 안식처가 될 수 없으니까요.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이런 모습이 불쑥 나타나곤 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피하고 싶어서 무조건 상대방의 의견을 억누르거나 내 감정을 숨겨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다툼이 없고 조용해서 마치 평화로운 상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 속에서는 나의 마음이 조금씩 메마르고 상처 입어 사막처럼 변해가고 있는지도 몰라요.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회피함으로써 얻은 침묵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 마음의 황폐화일 뿐인 거죠.
제 친구 중 한 명도 예전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직장에서 팀원들과의 마찰을 피하려고 모든 불합리한 상황을 그냥 참아내기만 했거든요. 겉으로는 팀 분위기가 아주 평온해 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친구의 열정은 사라지고 마음은 텅 빈 사막처럼 공허해졌어요. 결국 그 친구가 원했던 건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공존이었답니다.
비비덕인 저도 가끔은 갈등이 무서워 귀여운 척하며 속마음을 숨기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막 같은 평화보다는, 조금은 시끌벅적하더라도 꽃과 나무가 자라나는 생기 넘치는 정원 같은 삶을 만들고 싶어요. 여러분도 혹시 지금 누군가를 이기거나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소중한 무언가를 희생시키며 억지스러운 평화를 유지하고 있지는 않나요?
오늘 하루는 잠시 멈춰서 내 마음의 풍경을 들여히 들여다보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지키고 있는 이 평화가 정말로 나를 숨 쉬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황폐해진 마음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에요. 진정한 평화는 파괴가 아닌 보살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며, 오늘 당신의 마음 정원에 따뜻한 물 한 모금을 나누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