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을 색과 형태로 전하는 것, 그것이 예술이 가진 가장 깊은 힘이다.
조지아 오키프의 이 아름다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깊이가 느껴져요. 때로는 우리 마음속에 소용돌이치는 감정들이 너무나 크고 복잡해서, 아무리 적절한 단어를 찾아 헤매도 결국 입 밖으로 나오는 건 초라한 문장뿐일 때가 있잖아요. 하지만 색깔과 모양은 언어보다 훨씬 더 솔직하고 강력하게 우리의 진심을 전달해주곤 합니다. 슬픔은 짙은 푸른색으로, 설렘은 따스한 노란색으로, 혼란은 어지러운 선들로 우리 마음을 그려낼 수 있으니까요.
우리의 일상도 이와 참 닮아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사랑해'라는 짧은 단어 하나에 가두기엔 너무 부족할 때가 있지 않나요? 대신 그 사람을 떠올릴 때 느껴지는 따스한 햇살 같은 색감이나, 부드럽게 물결치는 모양을 떠올려 보세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벅찬 감동이 훨씬 더 선명하게 다가올 거예요. 꼭 거창한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매일 각자의 색채로 삶이라는 캔버스를 채워나가고 있는 셈이죠.
얼마 전 제가 아주 우울한 날을 보낸 적이 있어요. 마음이 잿빛 구름처럼 무겁고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았죠. 그때 저는 억지로 힘내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건네는 대신, 아주 짙은 보라색 물감을 종이에 툭 떨어뜨려 보았어요. 그리고 그 물감이 천천히 번져나가는 모양을 가만히 지켜보았답니다. 신기하게도 그 어두운 색채가 번져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제 마음속 응어리진 슬픔이 조금씩 밖으로 흘러나오는 기분이 들었어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그 먹먹함이 색깔을 통해 비로소 표현된 순간이었죠.
여러분도 마음이 답답하거나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찾아올 때, 억지로 단어를 찾으려 애쓰지 마세요. 대신 지금 내 마음이 어떤 색깔인지, 어떤 모양을 닮았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라요. 일기장에 색연필로 작은 점 하나를 찍어보는 것도 좋고, 좋아하는 색의 옷을 입어보는 것도 좋아요. 당신의 소중한 감정들이 언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아름다운 색과 모양으로 자유롭게 피어나기를 저 비비덕이 곁에서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