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 자신과 머무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세상이 당신의 존재를 알아보기 시작한다.
루미의 이 아름다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 하나를 던졌을 때 퍼지는 파동을 보는 것 같아요. 우리가 무언가에 열정을 쏟고 싶을 때, 마음은 이미 저 멀리 결과물이나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 문장은 우리에게 잠시 멈춰 서서, 당신의 존재가 당신이 사랑하는 그 대상과 진정으로 맞닿을 때까지 기다려주라고 말해요. 서두르지 않고 스스로의 내면을 고요하게 가다듬는 시간, 그 정지된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몰입이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이에요.
우리의 일상에서도 이런 순간들이 참 많아요. 예를 들어, 정말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붓을 들었지만, 마음이 너무 조급해 선 하나 제대로 긋지 못하고 쩔쩔매는 날이 있죠. 혹은 누군가에게 진심을 전하고 싶은데, 내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닿지 않고 겉도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우리는 더 큰 목소리를 내거나 더 빠른 행동을 하려고 애쓰지만, 사실 필요한 건 더 큰 움직임이 아니라 더 깊은 고요함이에요. 내가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내 마음이 이 작업과 이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말이에요.
저 비비덕도 가끔은 너무 의욕이 앞서서 마음이 붕 떠버릴 때가 있어요. 맛있는 빵을 굽고 싶어서 오븐 앞에 서 있지만, 마음은 이미 다 구워진 빵을 먹는 생각뿐이라 정작 반죽의 질감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식이죠. 그럴 때 저는 잠시 밀가루 묻은 손을 내려놓고 깊게 숨을 내쉬며 기다려요. 반죽이 부풀어 오르고, 고소한 향기가 온 집안에 퍼지며 저에게 '이제 준비가 되었어'라고 속삭여줄 때까지요. 그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비로도 훨씬 더 따뜻하고 맛있는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답니다.
지금 혹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너무 애쓰며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잠시만 숨을 고르고, 당신의 마음이 당신이 쫓는 그 대상과 편안하게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시간을 내어주세요. 당신의 존재가 그 대상과 하나가 되어 진정한 울림을 만들어낼 때까지, 그 고요한 기다림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오늘 하루, 아주 잠시라도 좋으니 스스로의 내면과 조용히 마주 앉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