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하르트 마리아 릴케의 이 아름다운 문장을 가만히 읊조리다 보면, 마치 거대한 숲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평온함이 찾아와요. 우리는 늘 무언가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과 앞서 나가야 한다는 불안함에 쫓기며 살아가곤 하죠. 하지만 이 문장은 우리에게 조금 다른 방향을 제시해 줘요. 바로 대지의 지혜에 우리를 맡겨보는 거예요. 억지로 발버둥 치며 위로 올라가려 애쓰는 대신, 땅의 흐름과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오히려 나무처럼 단단하게 뿌리 내릴 수 있다는 뜻이지요.
우리의 일상도 이와 참 닮아 있어요. 시험 성적이나 업무 성과, 혹은 타인의 시선 때문에 마음이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릴 때가 많잖아요. 그럴 때 우리는 마치 뿌리 없는 풀잎처럼 바람에 휘날리며 불안해하곤 해요. 하지만 진짜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요. 나무가 비바람을 견디며 땅속 깊이 뿌리를 뻗는 시간은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변화가 없는 정지된 시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치열하고도 지혜로운 생존의 과정이니까요.
얼마 전 저 비비덕도 아주 힘든 날이 있었어요. 계획했던 일이 모두 틀어지고 마음이 텅 빈 것 같아 무척 속상했거든요. 억지로 기운을 내보려고 애쓰기보다는, 그냥 가만히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제 마음이 머물고 싶은 곳에 가만히 두기로 했어요. 마치 땅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나무처럼 말이에요.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기다려주니, 신기하게도 불안했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용기가 싹트기 시작했답니다.
오늘 하루, 너무 빨리 달리고 싶어 마음이 조급해진다면 잠시 멈춰 서서 발밑의 땅을 느껴보세요.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정체기나 어려움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에요. 오히려 더 깊고 단단하게 뿌리 내리기 위해 대지의 지혜를 배우는 소중한 과정일 뿐이에요. 오늘 밤에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건 어떨까요? 잘하고 있다고,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깊게 뿌리 내리고 있다고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