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일에 미리 고통받는 우리의 습성을 날카롭게 꿰뚫는 통찰이다.
세네카의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찌릿하면서도 동시에 안도감이 찾아와요. 우리는 종종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머릿속으로 미리 그려보며 스스로를 괴롭히곤 하죠. 실패했을 때의 비참함, 타인의 차가운 시선, 혹은 감당할 수 없는 혼란 같은 것들 말이에요. 상상력은 때로 우리를 창의적인 세계로 인도하기도 하지만, 불안이라는 안경을 쓰고 바라볼 때는 실제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무서운 괴물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의 상당 부분은 사실 현실의 무게가 아니라, 우리 마음이 만들어낸 그림자의 무게인 셈이에요.
이런 생각은 우리 일상 속에서도 아주 흔하게 나타나요. 예를 들어, 내일 있을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잠자리에 누웠을 때 머릿속에서는 이미 발표를 망치고, 사람들이 비웃고, 결국 커리어가 끝장나는 드라마틱한 시나리오가 상영되고 있을지도 몰라요.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 것처럼 입술이 마르는 그 고통은 실제 발표 현장에서 겪는 당혹감보다 훨씬 더 길고 강렬하게 우리를 괴롭히죠. 정작 발표가 시작되고 첫 문장을 뱉고 나면, 막상 상황은 생각만큼 최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답니다.
저 비비덕도 가끔은 작은 일에도 마음이 쿵쾅거릴 때가 있어요. 새로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혹시 독자분들이 재미없어하면 어쩌나, 내 진심이 전달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거든요. 그럴 때마다 저는 깊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따뜻한 차 한 잔의 온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상상이 만들어낸 폭풍우 속에서 빠져나와, 지금 이 순간 내가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현실의 조각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것이죠.
지금 혹시 머릿속에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무서운 시나리오를 쓰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잠시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지금 느끼는 이 불안의 절반은 아직 오지 않은 허상일 뿐이라고요. 상상의 괴물을 잠재우기 위해 아주 작은 현실의 행동을 시작해 보세요. 따뜻한 물로 세수를 하거나, 창문을 열어 시원한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당신을 괴롭히는 것은 현실이 아니라 당신의 생각일 뿐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며, 오늘 밤은 조금 더 평온한 꿈을 꾸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