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스스로에게 실망하곤 해요. 머리로는 분명히 이렇게 해야 한다고, 저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마음과는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죠. 매슈 아놀드의 이 문장은 우리가 겪는 이 모순적인 마음을 아주 날카로우면서도 애잔하게 꿰뚫고 있어요.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마음을 뺏긴 채, 그저 운이 우리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기만을 바라며 버티는 우리의 연약한 모습을 말이에요.
저도 가끔은 그런 날이 있어요. 해야 할 산더미 같은 일들을 앞에 두고도 자꾸만 딴짓을 하게 되고, 나중에 누군가 나타나서 이 모든 문제를 마법처럼 해결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들 때 말이죠.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서 작은 조각배를 타고 그저 파도가 잔잔해지기만을 기다리는 작은 오리처럼요. 이런 순간에는 자책감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제 친구 중 한 명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매일 밤 계획표를 짜지만, 정작 책상 앞에 앉으면 스마트폰을 놓지 못해 괴로워하던 적이 있었어요. '나는 왜 이럴까'라며 자책하던 친구에게 저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어요. 지금 네가 느끼는 그 불안함은 네가 더 잘하고 싶어 한다는 증거라고요. 비록 지금은 운에 기대어 하루를 넘기고 있을지라도, 그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변화를 향한 첫걸음을 떼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러니 오늘 하루,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너무 스스로를 몰아세우지 마세요.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채로 삶이라는 긴 여정을 헤쳐 나가고 있답니다. 가끔은 운이 우리를 도와주길 기다리며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도 필요해요. 오늘 밤에는 실수했던 자신을 미워하기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를 무사히 버텨낸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건 어떨까요? 아주 작은 다짐 하나부터 다시 시작해 보는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