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고르게 하고, 그 내용에 대해 따뜻한 태도로 대화를 나누라는 주디 블룸의 말은 우리에게 참 많은 울림을 줍니다. 이 문장은 단순히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방법을 넘어, 아이의 내면 세계를 어떻게 존중하고 보듬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지혜를 담고 있어요. 아이가 펼쳐 든 책 한 권에는 그 아이만의 호기심과 상상력, 그리고 아직은 서툰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끔 아이가 읽는 책이 너무 가볍거나 유치하다고 느껴질 때, 혹은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무의식적으로 교정해주고 싶은 유혹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책의 문학적 가치가 아니라, 그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예요. 아이가 읽는 책을 비판하거나 평가하기보다는, 그 이야기가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였는지 궁금해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얼마 전 제 친구의 어린 딸이 아주 엉뚱한 만화책을 한참 동안 읽고 있는 모습을 보았어요. 평소라면 조금 더 유익한 책을 권했을지도 모르지만, 친구는 그저 아이 곁에 앉아 그림 속 주인공이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 다정하게 물어봐 주더라고요. 아이는 신이 나서 자신이 발견한 재미있는 장면들을 설명했고, 그 대화 속에서 아이의 눈은 반짝거렸습니다. 그 순간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알려주는 선생님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따뜻한 경청자였던 것이죠.
이런 작은 대화들이 쌓여 아이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고, 이는 곧 세상을 향한 신뢰로 이어집니다.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아이와 마음을 나누는 연습을 해보세요. 오늘 아이가 읽은 책에 대해 '그 이야기는 어떤 기분이 들게 했니?'라고 아주 다정하게 물어봐 주는 건 어떨까요? 작은 친절이 담긴 대화 한 마디가 아이의 마음속에 커다란 사랑의 씨앗을 심어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