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안개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유토피아라는 완벽한 목적지는 우리가 한 걸음 다가가면 두 걸음 멀어지고, 열 걸음을 달려가면 열 걸음만큼 더 멀리 달아나 버리는 신기루 같은 존재죠. 하지만 작가는 바로 그 지점에서 반전을 선물합니다. 유토피아의 진짜 의미는 도달해야 할 종착지가 아니라, 그곳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꿈꾸는 정의롭고 아름다운 세상은 완성된 상태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내딛는 발걸음마다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우리의 일상도 이와 참 닮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매일 아침 조금 더 다정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며 하루를 시작해요. 하지만 현실의 저는 때때로 짜증을 내기도 하고, 타인의 실수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하죠. 마치 유토피아가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오히려 뒤처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말이에요. 하지만 그때마다 저를 붙잡아 주는 건, 제가 어제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따뜻한 마음을 품으려 노력했다는 그 사실 자체였어요.
친구와 갈등을 겪고 난 뒤,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용기를 내어 먼저 말을 건넸던 날을 기억해요. 사과를 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마법처럼 해결되거나 관계가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서먹함은 더 커진 것 같아 마음이 무겁기도 했죠. 하지만 그날의 용기 있는 발걸음 덕분에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는 작은 계기를 만들 수 있었어요. 완벽한 화해라는 목적지에 닿지는 못했을지라도, 그 발걸음 덕분에 우리의 관계는 조금 더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다고 해서 너무 낙담하지 마세요. 당신이 정의를 위해, 혹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내딛는 그 모든 발걸음이 이미 유토피아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멀어지는 지평선을 보며 한숨 짓기보다는, 지금 당신의 발밑에 닿는 땅의 감촉과 당신의 움직임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당신이 내디딘 작은 한 걸음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이 작은 오리 비비덕이 곁에서 꼭 응원해 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