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한 사람의 얼굴이 우리에게 정의를 요청하는 가장 절실한 호소입니다.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이 문장은 단순히 법적인 정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타인의 얼굴을 마주한다는 것, 그 눈빛과 표정 속에 담긴 떨림을 읽어내는 것은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책임감을 불러일으키죠. 누군가의 슬픔이나 고통이 담긴 얼굴을 마주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정의의 시작인 셈이에요.
우리 일상 속에서도 이런 순간들은 불쑥 찾아오곤 해요. 출근길 지하철에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옆 사람의 얼굴을 보거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무표정 뒤에 숨겨진 고단함을 발견할 때 말이에요. 우리는 그들을 모르는 타인이라 치부하며 눈을 돌릴 수도 있지만, 그들의 얼굴을 진심으로 바라보는 순간 마음 한구석에서 작은 울림이 생겨납니다. '저 사람에게 힘이 되어줄 방법은 없을까?' 하는 따뜻한 질문 말이에요.
얼마 전 저 비비덕도 길을 걷다가 비에 젖어 떨고 있는 작은 길고양이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작은 생명체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는데, 마치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은 강한 이끌림을 느꼈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그 눈빛을 외면하는 것이 너무나 마음 아팠어요. 결국 저는 근처 편의점에서 따뜻한 우유를 사다 주었죠. 거창한 정의는 아니더라도, 타인의 고통을 인지하고 반응하는 그 짧은 순간이 저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들어주었답니다.
정의라는 단어가 너무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타인의 얼굴을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경청하려는 작은 노력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하루, 주변 사람들의 표정을 찬찬히 살펴보세요. 그들의 눈빛이 당신에게 건네는 작은 말들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당신의 마음속에도 정의라는 따뜻한 빛이 피어오를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