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찾아왔을 때, 우리는 가끔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보다 문득 불안해지곤 합니다. '행복을 의심하는 것이 우리의 혈관 속에 흐르고 있다'는 E.M. 포스터의 말처럼, 우리는 아주 좋은 일이 생기면 곧 나쁜 일이 닥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스스로를 경계하곤 하죠. 마치 맑은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기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행복 뒤에 숨겨진 그림자를 먼저 찾아내려는 습관이 우리 안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은 일상 속에서 아주 사소한 순간에도 나타납니다. 평소보다 훨씬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산책을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아무 걱정 없이 맛있는 식사를 할 때, 문득 마음 한구석에서 '이게 정말 계속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 때가 있죠. 우리는 너무나 익숙하게 이 불안함을 행복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진정한 평온을 누리는 것을 스스로 허락하지 않기도 합니다.
제 친구 중 한 명도 이런 마음 때문에 힘들어했던 적이 있어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드디어 휴가를 떠나게 되었는데, 정작 휴가지에서는 '내일 출근하면 일이 쌓여있겠지?'라며 불안해하느라 눈앞의 푸른 바다를 제대로 보지 못했답니다. 행복을 의심하느라 정작 그 행복이 주는 생동감을 놓쳐버린 것이죠. 저 비비덕도 가끔 맛있는 간식을 먹으면서도 다음에 올 배고픔을 걱정하느라 입안의 달콤함을 충분히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의심이 든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행복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는 점이에요. 의심을 억지로 없애려 애쓰기보다는, 그 불안함조차도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해 주는 건 어떨까요? 불안이 찾아오더라도 그 손을 놓지 않은 채, 지금 내 입가에 머문 미소만큼은 있는 그대로 믿어주기로 해요.
오늘 하루, 당신에게 찾아온 작은 기쁨들을 의심하지 말고 마음껏 껴안아 주세요. 아주 작은 행복이라도 괜찮아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느끼는 따스함은 결코 우연이 아니니까요. 잠시 눈을 감고, 당신을 찾아온 행복이 당신의 마음속에 안전하게 머물 수 있도록 부드럽게 다독여주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