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란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는 유일한 장소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이 문장을 가만히 읊조리다 보면 마음 한구석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집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벽과 지붕으로 이루어진 물리적인 장소를 넘어, 우리가 어떤 모습이든 조건 없이 받아들여지는 안식처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죠. 세상이 아무리 차갑고 낯설게 느껴져도,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나를 밀어내지 않고 따뜻하게 품어줄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곤 합니다.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면, 때로는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열심히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같고, 내가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외로움이 찾아오기도 하죠. 하지만 진짜 집은 우리가 완벽한 모습일 때만 반겨주는 곳이 아니에요. 실수하고, 지치고, 심지어는 아주 초라해진 모습으로 돌아가더라도 그 존재 자체를 긍정하며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는 곳, 그곳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집이 아닐까 싶어요.
제 친구 중에 유난히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힘들어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아 자책하며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그 친구가 말하길 부모님이 아무 말 없이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내어주며 그냥 곁에 있어 주셨을 때, 비로소 자신이 돌아올 곳이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거창한 위로의 말보다, 그저 나를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그 묵직한 환대가 친구의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이죠.
여러분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나요? 혹은 여러분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그런 따뜻한 집이 되어주고 있나요? 오늘 하루, 지친 마음을 안고 돌아갈 누군가에게, 혹은 나 자신에게 따뜻한 눈길 한 번을 건네보세요. 우리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믿음은, 내일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든든한 뿌리가 되어줄 거예요. 잠시 눈을 감고, 당신을 조건 없이 안아줄 그 포근한 품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다듬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