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타인벡의 이 문장을 읽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지면서도 묘한 여운이 남아요. 우리는 매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지만 정작 그들의 진정한 내면이나 숨겨진 이야기는 보지 못할 때가 많잖아요. 눈에 보이는 모습 너머에 있는 그들의 슬픔, 기쁨, 그리고 말하지 못한 꿈들을 놓치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깊은 울림이 있는 말이에요.
우리의 일상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버리곤 해요. 퇴근하고 돌아온 부모님의 지친 어깨를 보면서도 그저 피곤하시겠구나 하고 넘겨버리거나, 늘 곁에 있어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형제자매의 사소한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있죠. 익숙함이라는 안개에 가려져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진짜 얼굴을 보지 못한 채 그저 겉모습만 스쳐 지나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얼마 전 저 비비덕도 그런 경험을 했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밝게 웃으며 저를 맞아주던 친구의 눈동자가 아주 잠깐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거든요. 예전 같았으면 그냥 웃으며 지나쳤겠지만, 그날은 문득 그 친구가 혼자 감내하고 있을 무게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조용히 곁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며 물었죠. '요즘 마음은 좀 어때?'라고요. 그 작은 질문 하나가 친구의 닫혀 있던 마음을 열어주는 열쇠가 되었을 때, 저는 진정한 '봄'을 발견한 기분이었어요.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지만, 때로는 그 익숙함이 서로를 보지 못하게 만드는 벽이 되기도 해요. 오늘 저녁에는 가족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그들의 눈을 맞추고, 평소에 하지 않았던 다정한 질문을 하나만 건네보세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소중한 진심이 그 눈빛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