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세상이 나를 위해 공평하기를, 혹은 내가 겪는 시련이 나에게만 닥친 불운이 아니기를 바라곤 해요. 하지만 레인홀트 메스너의 말처럼 산은 결코 우리에게 공평하거나 불공평하지 않아요. 산은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며, 준비되지 않은 이에게는 위험할 뿐이죠. 이 문장을 가만히 곱씹어 보면, 우리가 마주하는 삶의 거대한 장애물들이 사실은 우리를 미워해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돼요. 세상은 그저 흘러가는 법칙대로 움직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은 우리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없답니다.
일상 속에서도 이런 순간들이 참 많아요. 열심히 준비했다고 믿었던 프로젝트가 예상치 못한 변수로 무산되거나, 믿었던 관계에 갑작스러운 균열이 생길 때 우리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라며 억울함을 느끼곤 하죠. 하지만 마치 험난한 산맥을 마주한 등반가처럼, 상황 그 자체에 감정을 이입하기보다는 그 상황이 가진 본질적인 무게를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문제는 산의 성격이 아니라, 우리가 그 산을 어떻게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는지도 몰라요.
제 친구 중 한 명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시험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떨어졌던 적이 있어요. 그 친구는 한동안 세상이 자신을 외면했다고 생각하며 깊은 슬픔에 빠져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그 친구는 깨달았다고 해요. 시험이라는 산은 그저 점수라는 기준을 가지고 있을 뿐, 자신을 미워해서 낙방시킨 게 아니라는 것을요. 대신 그 실패를 통해 자신이 어떤 준비가 부족했는지 객적이고 냉철하게 돌아볼 수 있는 용기를 얻었죠. 산의 위험함을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안전한 등반 경로를 찾을 수 있는 눈이 뜨인 셈이에요.
오늘 여러분이 마주한 어려움이 너무 가혹하게 느껴진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해보세요. 이 상황은 여러분을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극복해야 할 하나의 지형일 뿐이라고요. 산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는 더 튼튼한 신발을 신고, 더 따뜻한 옷을 챙겨 입을 수 있어요. 지금 겪고 있는 막막함 앞에서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대신 오늘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준비, 즉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 챙겨보길 바랄게요. 비비덕이 언제나 당신의 안전한 등반을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