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경계에 기꺼이 서는 것이 연민의 가장 숭고한 표현이다
고통의 가장자리에 서서 그 자리에 머물고자 하는 의지가 자비의 본질이라는 로시 존 할리팩스의 말은 우리 마음을 깊게 울립니다. 우리는 보통 슬픔이나 아픔이 찾아오면 그것으로부터 멀리 도망치고 싶어 하죠. 마치 뜨거운 불길을 피하듯 고통을 외면하고 잊어버리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비는 고통을 없애주는 마법이 아니라, 그 아픔이 내 곁에 머물 때 피하지 않고 가만히 곁을 지켜주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종종 이런 순간을 마주합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나, 믿었던 일에 실패했을 때, 혹은 이유 없는 우울함이 밀려올 때 말이에요. 그럴 때 우리는 괜찮은 척하며 밝은 곳으로 숨으려 합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외면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아요. 오히려 그 아픔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고통이 내 삶의 일부임을 인정하며 묵묵히 함께 있어 줄 때 비로소 치유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은 큰 상실감을 겪은 후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해요. 처음에는 억지로 밝아지려고 애쓰며 슬픔을 부정했지만, 오히려 마음은 더 무거워졌죠. 그러다 어느 날, 그냥 슬픔 속에 가만히 머물기로 결심했대요. 눈물이 나면 흘리고, 아프면 아픈 대로 그 감정을 가만히 안아주기로 한 거예요. 신기하게도 도망치지 않고 그 고통의 가장자리에 머물기 시작하자,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저 비비덕도 가끔은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날이 있어요. 그럴 때 저는 억지로 힘을 내기보다는,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제 마음의 슬픔이 다 지나갈 때까지 곁에서 토닥토닥 기다려주곤 한답니다. 여러분도 지금 혹시 피하고 싶은 아픔 속에 있다면, 너무 서둘러 도망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그 자리에 머물며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안아주는 작은 용기를 내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 머무름이 바로 여러분을 치유하는 가장 큰 사랑의 시작일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