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고, 완성되지 않았으며, 완벽할 수도 없다는 말, 참 먹먹하면서도 따뜻한 진리를 담고 있지 않나요? 와비사비라는 이 아름다운 철학은 우리가 억지로 붙잡으려 애쓰는 완벽함이라는 환상을 내려놓게 해줘요. 낡고 해진 것, 조금은 비뚤어진 것, 시간이 흘러 빛이 바랜 것들 속에 숨겨진 진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갖게 해주거든요.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우리의 일상도 이와 참 닮아 있어요. 매일매일 완벽한 하루를 보내고 싶지만, 예상치 못한 실수에 좌절하고 계획이 틀어지면 속상해하곤 하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를 가장 깊게 웃게 했던 순간들은 완벽하게 짜인 계획 속이 아니라, 우연히 마주친 빗방울이나 친구와 나누던 서툰 농담처럼 아주 사소하고 불완전한 틈새에서 찾아오곤 해요. 매끈하고 매끄러운 인형 같은 삶보다, 조금은 흠집 나고 투박하더라도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삶이 훨씬 더 풍요롭고 인간적이니까요.
제 친구 중 한 명은 아주 오래된 찻잔을 소중히 여기는 친구가 있어요. 그 찻잔은 모서리가 살짝 깨져서 예쁜 금색 테두리로 메워져 있는데, 친구는 그 깨진 틈이야말로 이 찻잔이 견뎌온 시간의 훈장이라며 정말 사랑스럽다고 말하곤 해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 비비덕도 깨달아요. 상처 입고 닳아버린 마음조차도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며, 그 틈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 수 있다는 것을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틈이 있기에 우리는 서로를 채워줄 수 있는 거니까요.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는 않나요? 혹시 실수한 일 때문에 자책하며 스스로를 몰아세우고 있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곁에 있는 불완전한 것들의 아름다움을 바라보세요. 삐뚤빼뚤하게 그려진 낙서나 조금은 낡은 운동화처럼, 당신의 서툰 모습조차 당신을 구성하는 소중한 일부랍니다. 오늘 밤에는 거울 속의 당신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건 어떨까요? 지금 이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 있다고 말이에요.
